지난 밤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 뮤지컬 <라카지> 팀이 출연했다. Mnet <윤도현의 머스트>에서도 1시간동안 뮤지컬 특집이 마련됐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조정석은 뮤지컬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고, 오늘도 수많은 아이돌이 뮤지컬 무대에 오르며 SM과 YG 엔터테인먼트는 직접 뮤지컬 기획에 참여하기도 했다. 뮤지컬이 어느새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한 축이 되며 자연스레 뮤지컬을 만드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도 생겨났다. 최근 런던 올림픽 개막공연이 말해주듯 모든 엔터테인먼트에서 연출의 아젠다와 뚝심은 곧 공연의 시작이자 끝이다. <라카지>는 “품위와 격을 잃지 말자”는 큰 틀 안에서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제 역할을 해내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 작품을 탄생시킨 이지나는 지난 12년간 <그리스>, <헤드윅>, <아가씨와 건달들>, <광화문연가>, <서편제> 등으로 흥행과 작품성을 놓치지 않는 연출가로 평가받는 이다. “분노는 나의 힘”이라며 호탕하게 웃는 그를 만나 연출의 조건과 춘추전국시대를 대처하는 자세, 그리고 희망에 대해 들었다.
상대적으로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라카지>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공연중이다.
이지나: 100% 호평일색이다. 혹평이 있다면 그건 대체적으로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온 거다. (웃음) <그리스>를 2003년에 시작했는데 유쾌하고 상쾌한 작품 덕에 스타 없이도 계속 돈을 벌었다. 모든 사람이 <그리스>를 봤고 모두 행복했다. 난 <라카지>가 업그레이드 된 <그리스>처럼 되면 좋겠다. <라카지>는 <그리스>의 청소년 관객에 중년, 장년까지 모두 포용할 수 있고, 전 연령대에게 큰 불만과 쏠림 없이 행복과 뮤지컬의 맛을 줄 수 있다. 아직은 브랜드 파워도 없고, 티켓파워가 엄청나게 크지 않은 배우들이라서 (웃음) 크게 성공하진 못하지만 살아남을 거라 믿는다 결국은.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슈퍼스타 없이 잘하는 배우들로 스테디셀러를 만드는 것, 그게 내 꿈이다.
<라카지>의 어떤 점이 관객을 모은다고 생각하나.
이지나: 일단 원작이 너무 좋다. 그동안 좋지 않은 원작에 스타를 앞세운 작품들이 많았는데, 의식 있는 관객들이 그런 현상에 데인 거라고 본다. 창작자고 관객이고 <라카지> 대본 보면서 많이 배워야 된다. 동성애를 이렇게까지 거부감 없이 보여주는 작품이 어디 있나. 천만마디 말보다 이거 하나 보면 딱 끝난다. 너무 사랑스럽고, 똑똑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토리텔링이 극적인 것이라고만 생각하는데, <라카지>처럼 소소하면서도 끝까지 밀고 나갈 줄 아는 힘 있는 작품들이 많다. 올드하지만 <아가씨와 건달들>도 잘 쓰인 작품이고, <넥스트 투 노멀>도 그렇다. 최근 잘 쓰인 작품들이 많은데 흥행적으로 안 된다는 게 문제지만. 찢어져서 피가 막 솟구쳐야 잘한다고 느끼는 외과의사 마인드 같은 거다. 안을 정밀히 살펴보는 내과 의사를 안 쳐주는 거지. 만약 전자 쪽만 생각했다면 내 색을 지키지 못했을 거다.
이 작품의 미덕 중 하나는 동성애를 다루고 있지만 모든 존재를 향한 애정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보는 내내 ‘괜찮다, 괜찮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지나: <서편제> 이후 가장 힐링이 되는 작품이다. (김)문정 음악감독이 연습 때 듣더니 “선생님 왜 이렇게 눈물이 나요” 그러더라. 이 작품은 슬퍼서가 아니라 사람을 치유해서 눈물이 난다. 난 사람들에게 고통을 실제로 주니까 (3초간 정적 후 일동 폭소) 작품으로 치유를 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 중에서도 ‘the best of times’의 ‘영원히 기억 될 내 인생 찬란한 지금, 여기, 오늘’이라 가사가 참 좋았다.
이지나: 언어의 기능이 많지만, 간혹 한국어 발음이 좀 세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가사작업을 할 때는 한국말이 예뻐 보일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두는 편이고, 설명보다는 시적인 표현을 많이 쓴다. 내가 탐미주의잔데 거긴들 뭐 다르겠나. (웃음) ‘the best of time’ 가사의 ‘지금, 여기, 오늘’ 부분은 원래 ‘now, now, now’다. 음표에 딱 맞춰놨고 영어로도 너무 똑 떨어지니까 넘사벽이었는데 어느 날 의미를 좀 두니 지금의 가사가 나올 수 있었다. 그걸 알아주면 너무 고맙지. 내가 하는 가사들은 의미를 해치지 않는 선 안에서 수정하는 편인데, <헤드윅>의 ‘the origin of love’나 <오페라의 유령>의 ‘the music of night’, ‘the point of no return’도 원 가사와는 다르다.
라이선스 작품 연출시 각색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특히 <아가씨와 건달들>과 <라카지>에서는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그리려는 의도가 보였다.
이지나: 명작은 견고하기 때문에 벽돌 하나만 빼도 다 무너진다. 그래서 각색이 어려운 작업인데 구조를 흔들지 않는 선에서 하는 게 번역투 대사 바꾸는 거랑 여자들에게 자아 심어주기다. 옛날 작품일수록 마초 같은 남자 캐릭터에 특화된 여자 캐릭터들이 있다. <라카지> 원작의 안느도 그냥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바보 같은 여자인데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냐. 그래서 미약하나마 장미셀보다 나이도 있고 자기 의견을 낼 줄 아는 사람으로 바꿨다. <아가씨와 건달들>의 아들레이드와 사라도 마찬가지였고. 이번 <라카지>는 고전에 대한 존경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스태핑도 너무 좋았고.
사실 공연을 보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이지나 연출가 무서운 사람이네’였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지나: 만약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그건 제작사 악어 컴퍼니의 조행덕 대표를 칭찬해야 한다. 보통의 프로듀서들은 스태프와 배우를 연출과 상의 없이 결정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번엔 모든 걸 서로 합의해 갔고, 그러면 모두가 다 잘하게 된다. 가끔 나무의자를 만들어야 되는데 두부를 줄 때가 많다. 난 연출가지 매지션이 아니다. (웃음)
그런 이유로 연출가를 ‘멘탈 직업’이라 말했던 건가.
이지나: 연출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길을 위해 어떻게 가야 할지 가장 잘 안다. 근데 주변사람들이 계속 흔들 때가 있다. 물론 그들도 나름의 신조가 있고 왜 그런지도 이제는 안다. 박근혜도 나라 사랑한다. 다 진심으로 사랑해. 하지만 그게 잘못된 길이라면 맞는 길로 가게 해야 하는 게 내 일이다. 가끔 내가 그들에게 지고, 결국 스스로 작품을 놓을 때가 있는데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스피드 스케이트의 이규혁 선수가 전에 그런 얘기를 한 적있다.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도전한다는 말. 내가 가장 슬플 때 역시 이 작품이 안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막이 내릴 때까지 짊어져야 한다는 거다.
결국 연출가는 인재를 등용하고, 나아갈 길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인데 <라카지> 작업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이지나: 애정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고, 애정으로 만드는 것과 기술적으로 만드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라카지걸 같은 경우엔 기본적으로 드랙퀸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있는가를 보고 뽑았다. 아무리 춤을 잘 춰도 애정이 없으면 못 뽑겠더라. 그건 양심이다. 모지민, 김재덕 같은 애들이 있긴 하지만 우리 라카지걸 배우들이 <캣츠> 배우들처럼 잘하진 못할 거다. 하지만 중요한 건 소수자를 향한 따뜻한 마인드였다. 그리고 스태프들에게 요구했던 건 품위와 격을 잃지 말자는 거였다. <라카지>는 쇼뮤지컬이지만 쇼가 놓치는 우아함이 있다. 화려한 거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절제를 해도 쇼뮤지컬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화려한 세트로 기억됐던 서숙진 디자이너의 무대가 달랐던 모양이다. 정갈하면서도 화려했다.
이지나: 서로 동상이몽으로 만난거다. 서 감독은 ‘나도 이지나 연출 특유의 미니멀한 무대를 하겠구나’ 했고, 나는 ‘가득 채워서 사람들한테 짠 보여주는 거 하겠구나’ 했다. 근데 서 감독이 신물 난다며 미니멀 좀 하게 해달라고 하더라. (웃음) 근데 스타일이라는 건 어쩔 수 없어서 내가 아무리 화려하게 한다고 해봤자 저 정도가 끝인 거다. 으하하하하.
연출가에게 주어진 롤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까지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른 연출가들에 비해 홍보에 적극적이다.
이지나: 나는 나로 인해서 표를 단 한 장이라도 더 팔 수 있으면 나서는 사람이다. 여기까지 연출자가 나서야 되는 현상은 힘들지만 이렇게 해야 내가 산다. ‘흥행이야 어떻든 간에 나는 내 거 챙겼다’라는 마인드가 안 된다. 그리고 초연에서 너무 깨져버리면 새 생명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편제> 초연을 봐라. 입소문만으로 대극장을 채우기는 어렵다.
앞서 잘 쓰인 좋은 작품들이 흥행에 부진해 아쉽다는 지적을 했는데, 요즘 업계를 어떻게 보고 있나.
이지나: <아이 러브 유>가 대박 나던 2004년이 관객층이 작았지만 굉장히 지적이었다. 오히려 그때 문제작들이 됐었고 지금은 정말 대중적인 게 된다. 관객의 쿠키가 넓어졌다는 점에서는 찬성이지만, 상대적으로 중하가 두툼해지다보니 가장 위쪽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발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좋은 작품들이 많이 공연됐지만 이번 <지젤> 망하는 걸 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뮤지컬은 쇼비지니스인데,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온 작품들은 그런 미덕조차 없는 게 많았다. 이제는 그냥 스타들 팬 잔치가 된 것 같기도 하다. 망하는 사람들 그냥 바라보고 있고, 가치없이 돈 버는 사람을 부러워할 때도 있다. 관객과 제작자 사이에 낀 입장으로서 모든 층위의 문제점과 속을 다 알아서 요괴가 됐다. 요즘은 그런 역사의 증인으로 놓지 말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작품 외적인 사안에 대해도 직접적인 발언을 자주 하는 편이고, 논란을 가져올 때도 종종 있다.
이지나: 나만 생각했으면 잘난 척 하면서 행복에 겨워해도 된다. 사람들이 나보고 행복하게 살라고 하는데 이런 상황들이 좋다고 할 바에는 고통을 즐길란다고 말한다. 요즘은 해도 해도 너무 하는 일이 많다. 작품 몇 개 성공시킨 프로듀서나 연출자들이 교만해지고, 안 해야 될 사람들이 실수도 너무 많이 한다. 애들 손에 총을 쥐어준 것 같은 기분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기자들, 관객들에게도 화가 난다. 난 내가 가진 성정 자체가 너무 어둡기 때문에 성공보다는 실패와 패착에 괴로워하는 편인데 왜 똑같은 실수를 저렇게 반복하나 싶다. 프로듀서도, 슈퍼스타도 아니고 아무 관심도 없는 직업이지만 여기까지 고집 부려서 해온 업적이 없지 않으니 분노를 힘 삼아서 계속 가는 거다. (웃음) 슈퍼파워 없이도 성공해내겠다는 오기 덕분에 <서편제>와 <광화문연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애증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웃음)
이지나: 나만큼 순수하게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달아서 분한 거다. (웃음) 성공하고 싶다. 내가 아니라 우리나라, 우리 공연계가. 외국에 5년간 있을 때 느낀 건 우리나라에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거였다. 거기는 시스템 자체가 너무 좋기 때문에 능력이 없어도 대접받는다. 그저 그런 재능을 가진 애들이 선진국 시스템 안에서 꽃을 피우는데, 우리는 똥바닥에서 연꽃을 피우는 셈이다. 그래서 내가 힘이 있을 때 시스템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똥이라도 퍼놓고 싶은 거다.
희망이 있다면 어디에 있을까.
이지나: 관객을 믿는다. 분명 진화하고 있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나쁜 것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어찌됐건 나는 <서편제>로 한국 관객들이 지옥에서 움직여주는 걸 겪었고, <라카지>는 마니아가 먼저 시작했지만 일반 관객까지 움직일 수 있을까를 실험 중이다. 법대생들 판례 공부하듯 시장분석을 계속 하느라 잠을 못 자는데, 나름의 경쟁력을 가진 제작사들이 나와 줘야 된다. B급, 중극장에 초점을 맞추는 송승환 대표의 PMC처럼, M뮤지컬컴퍼니도 어떻게 보면 자기만의 새로운 시장을 구축한 거다. 모두가 메이저일 필요는 없다. 모든 제작자들이 서로 자기 색이 분명해지면 오히려 가능성이 있다.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중이다.
위치에 대한 책임감이 여기까지 오게 한 힘이기도 한 것 같은데 지금 시점에서 해야 될 일은 무엇이라 보나.
이지나: 창작! 나 정말 성공하는 창작 뮤지컬 하나 보면 좋겠다. 요즘엔 내가 가진 에너지를 연출이 아닌 어디에 풀까 고민 중이다. 12년간 험난한 춘추전국시대에서 연출을 해왔기 때문에 태평성대 시절에 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른 전투력 같은 게 생겼다. 거의 50년 연출해온 사람의 내공 같은 게 생겨버린거다. 야전사령관 같은 느낌이랄까. (웃음) 창작 뮤지컬로 브로드웨이랑 다른 우리의 문법을 가지고 싶다. 브로드웨이는 이길 수 없으니 그냥 가져오면 된다. 루이비통 짝퉁이 아니라 우리 고유 디자이너들의 옷으로 승부해야 되는데, 동양적 심볼리즘을 통해 관객들의 머리를 높이고 싶다. 가장 대중적인 취향의 관객들이 클래식까지는 힘들더라도 장르 안에서 캐주얼하게 문화적 고양심을 느낄 수 있는 정도?
다수의 창작 뮤지컬 작업도 해왔는데 앞으로 이건 하지 말아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나.
이지나: 대중성이 없다는 이유로 아사시키고 싶지는 않다. <광화문 연가>는 작품의 목적과 시장이 분명했다. 이 작품이 베스트라는 건 절대 아니지만, 나랑 제작자 사이에서 원했던 것을 완성한 느낌이다. 하지만 <바람의 나라>나 <고궁 대장금> 같은 건 그렇지 않았다. 콘텐츠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완성이라는 게 있는데 대부분 작품을 품고 뱉는 걸로 끝난다. 그게 아니라 부화숙성까지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제작자들은 결국 예술적인 것보다 대중성이 있는 아이들에게 자양분을 주기 마련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먹이를 얻어먹을 수 있게 해야 완성이 된다. <바람의 나라>나 <서편제>는 얼마나 순진했던 시도였나 라는 생각도 든다. <서편제>는 어떻게 보면 계속 자양분을 줄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그런 창작 뮤지컬 2-3개만 해도 소원이 없다.
요즘 창작 뮤지컬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렇다면 그 중에서 ‘이지나 연출가’가 해줘야 하는 영역은 어디일까.
이지나: 소극장들은 너무 잘한다. 예쁜 작품 꽤 많은데 그건 내가 할 필요가 없다. 결국 나는 대극장용을 해줘야 된다. 역사물, 현대물 하나씩 해야 할 것 같은데,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처럼 역사 비틀기 하나 나올 때 됐다. 구체적으로 뭘 해야 될지 모르겠다. 나까지 여기서 삽질하면 안 되잖아. 우리나라에서 ‘이거 하겠습니다’라고 했을 때 믿고 지원해주는 연출자가 나다. 프로듀서가 내 말을 들어주는 최초의 연출자가 됐고, 내가 바라던 그 자리에 서있는데 내가 여기서 삐끗하면 날려버릴 수도 있다.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쉽게 시작을 못하겠다. <서편제>도 안 되는 콘텐츠를 해놓은 건데, 이제는 될 수 있는 콘텐츠를 내 손에 쥐어주는 이 순간에 경매에 나온 샴페인 깨면 안 되잖아. 이 부담감이 미칠 것 같다.
외로운 싸움이 될 것 같다.
이지나: 다행히 많은 창작자들이 내 편이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는 이지혜 작곡가나 김문정 음악감독, 구윤영 조명 디자이너가 중요하다. 우리가 좋은 작품을 만들면 그 작품이 되는 거다. 배우도 몸뚱이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머리를 같이 맞대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창작이다. 몇몇 의식 있는 배우가 나타날 거라 생각하고 공 들이고 있다. 만날 창작자들 집에 불러서 뭐 하고 싶냐고 물어보고 있다. 프로듀서가 해야 될 일을 하고 있는 거다. (웃음) 그래도 잘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