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 END LIVE / 6월 둘째 주 주말 트라팔가 광장
영국은 올림픽 개막식을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낭독으로 시작하는 나라다. 당연히 히드로 공항에서 내려 런던 중심가로 이동하다 보면, 각종 공연 포스터를 만나게 된다. 매년 6월 둘째 주 주말, 트라팔가 광장에서는 뮤지컬 페스티벌이 열린다. 2005년에 시작해 올해로 14회 째를 맞은 웨스트 엔드 라이브에는 8만 명 이상의 관객이 몰린다. 페스티벌은 런던에서 한창 공연 중인 작품의 배우들이 직접 출연해 주요 장면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표곡 위주로 공연되는 만큼 거대한 ‘떼창’이 광장을 가득 메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웨스트 엔드 라이브의 가장 큰 매력은 ‘런던에 왔으니 뮤지컬 한 편은 봐야지’라고 결심했으나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아주 훌륭한 ‘미리보기’가 된다는 점에 있다. 무대에서는 15시간동안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과 같은 익숙한 작품부터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런던에서 핫한 작품과 한참 개발 중인 뮤지컬까지 다양한 10여 개의 작품이 쏟아진다. 누구든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발견할 수 있고,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TKTS에서 티켓을 구입해 관람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누군가의 뮤지컬 사랑이 이렇게 시작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