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편의 연애, Like
내일 아침이면 한 커플은 결혼을 하고 다른 한 커플은 이혼을 한다. 두 커플은 다른 상황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후련하지만 불안하고, 아쉬우면서도 내일이 기대되는.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은 새로운 시작의 전날 밤이라는 설정 안에서 인물의 감정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한 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애틋함,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프러포즈에 대한 아쉬움, 긴 다이어트 끝에 찾아오는 단 것을 향한 갈망. 불확실한 미래를 맞이하는 두려움. 이혼 전 커플의 속내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함께 해온 시간을 향한 그리움, 지적과 잔소리에 대한 지겨움, 한 번의 잘못된 실수에 대한 자책, 정신적 허기를 달래기 위한 쇼핑. 뮤지컬은 사랑을 시작하고 감정을 주고받고 다시 이별을 준비해본 이들이라면 쉽게 공감할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초연 당시 ‘문’을 통해 새로운 시작과 끝을 상징적으로 그려낸 것과 달리, 몇 번의 재공연을 거치며 세트는 현실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무대를 넓게 쓰며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냈고, 직접적인 소품으로 감정을 대변한다. 현실감을 만드는 것에 집중한 연출은 공감이 중요한 작품에서 큰 역할을 한다. 디테일한 보편의 감정이 친절한 연출을 만나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이라는 주제에 다가가는 셈이다.
음악의 매력을 담아내지 못하는 MR, Dislike
배우와 세트, 의상 등을 통한 물량공세가 어려운 소극장 뮤지컬이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별한 사건 없이 감정에 집중한 작품일수록 더 어렵다. 2006년 영국의 80석 규모 작은 극장에서 시작한 4인극 <투모로우 모닝>은 음악으로 한계를 돌파한다.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기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아 발라드부터 록, 탱고에 이르기까지 많은 장르의 음악이 펼쳐진다. 다양한 솔로곡과 듀엣, 4중창이 이어지며 화음이 주는 매력도 맘껏 뽐낸다. 특히 많은 뮤지컬이 현악기를 이용한 편곡을 선호하는 데 비해 <투모로우 모닝>은 플루트와 클라리넷 같은 목관악기를 편성해 피아노와의 조화를 강조한다. 덕분에 작품은 전체적으로 따뜻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다만, 이 음악들이 이번 공연에서는 모두 MR로 진행된다. 상대적으로 가사가 잘 들려 관객이 극을 따라가기는 쉬워졌다. 그러나 아득하게 들리는 연주는 음악이 담고 있는 매력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 지금의 <투모로우 모닝>이 대학로에서 공연되는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아쉽게도 라이선스 뮤지컬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드물어 보인다.